이번 지방선거와 재보선 참패로 보수 진영은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수 대수술의 방향과 수위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고 이를 조율할 구심점도 없어 상당 기간 내부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태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보수 진영은 20대 총선과 지난 대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내리 참패를 당했습니다.
패배의 내용은 더 충격적입니다.
20대 총선에서는 87년 체제 이후 처음으로 집권 여당이 제1당의 자리를 놓쳤고, 지난 대선에서는 기록적인 표 차이로 정권을 내줬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광역단체장 2곳에서만 자리를 지키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 국민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입니다. 수구 기득권, 낡은 패러다임에 머무른 보수는 탄핵당했고, 한국당은 응징당했습니다.]
[유승민 /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지난 14일) : 보수가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입니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변화의 길로 가겠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보수 재편의 방향과 사람입니다.
보수 양당 모두 환골탈태를 강조했지만 기존 보수 진영이 내세웠던 냉전 논리 등 낡은 패러다임을 단기간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전 대표 (지난 7일) : 이번 미·북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것을 결단코 반대합니다. 또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 역시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됩니다.]
개혁의 구심점도 없습니다.
단순한 지도부 교체, 이합집산으로 보일 통합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고,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보수 개혁의 방향과 로드맵을 세우고 이에 따른 보수 재편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새로운 인물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야당은 냉혹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2년도 남지 않은 차기 총선 역시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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