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이 말기암 환자를 퇴원시킨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환자는 노숙인 생활을 했는데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지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달 전, 60대 남성 노숙인이 서울도심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위장관 출혈 증세였는데 치료과정에서 대장암 말기 환자로 판명됐습니다. 이미 간과 폐에 암세포가 전이됐고 대장도 막혀 있었습니다.
출혈치료를 마친 병원은 20일 만에 남성을 퇴원시켰습니다. 병원비 176만 원을 내지 못했고 자녀들도 납부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병원 관계자]
"퇴원수속 정상적으로 했고 약 처방 다 했고 외래로 오시라고 말 다했고 1층으로 모셔다드리기까지 했는데…"
그런데 병원 1층 로비에 2시간 정도 앉아 있던 남성은 상태가 다시 나빠졌습니다.
이 모습을 발견한 보안 요원은 구급차를 불러 이 남성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보건당국은 퇴원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진료거부에 해당이 되느냐 그 부분을 중심으로 보고 있고요. 진료거부라는 정황은 아직 안 나온 것 같다고…“
의료사각지대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애초 병원은 남성을 요양병원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자녀들과 관계가 끊겨 있었지만 자녀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었던 겁니다.
[요양병원 관계자]
"가족동의가 있고 요양병원에서 관리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따지죠.”
자녀들이 낸 건강보험료 때문에 정부의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도 되지 못했습니다.
[권용진 /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자녀에게) 부양포기 각서를 받아야 해요. 독거세대로 만들고 행정적으로 수급이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국립중앙의료원은 남성을 돕기 위해 지원사업을 찾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환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철
영상편집 이재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