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초등학생 손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할아버지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냈습니다.
바로 전날 학교에서 배운대로 침착하게 해냈습니다.
이 꼬마영웅을 김태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병실에서 마주 앉은 할아버지와 손자.
두 사람은 일주일 전 아찔했던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권민웅 / 권준언 군 할아버지]
"할아버지 잘못해서 식물인간 될 줄 알았어…"
지난 22일 오전, 충남 태안.
할아버지는 밭에 농약을 주고 온 뒤 집 마당에서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숨을 쉬지 않고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에게 손자인 13살 권준언 군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계속된 심폐소생술 덕분에 할아버지는 조금씩 숨을 쉬었고 119구급대원이 도착해 응급처치가 이뤄졌습니다.
[권준언 / 태안초등학교 6학년]
"기억이 딱 떠오른 거예요. 보건시간에 배운 심폐소생술이…"
할아버지 가슴엔 손주의 심폐소생술로 시퍼런 멍자국이 생겼습니다.
할아버지는 이 멍이 자랑스럽습니다.
[권민웅 / 권준언 군 할아버지]
"자랑스럽고 조그마한데 어른스러워서…"
권 군은 할아버지를 살리기 바로 전날 학교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습니다.
5~6학년 학생들이 1년에 2시간씩 수업을 받습니다.
[이미숙 / 태안초등학교 보건교사]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손자의 침착한 대처로 의식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이번주 퇴원할 예정입니다.
의사가 꿈인 권 군은 많은 사람을 살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권준언 / 태안초등학교 6학년]
"심폐소생술 많이 하고 사람들도 많이 살리고 싶어요."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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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박영래 박재덕
영상편집: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