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복서’ 길태산, 돌주먹으로 신인왕 등극

2018-05-28 3



한국 복싱계에 난민 복서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카메룬 출신 이흑산에 이어 그의 친구, 길태산도 신인왕에 등극했습니다.

홍우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격적인 스타일에, 돌주먹까지 갖춘 길태산에겐 한 라운드면 충분했습니다.

키가 9cm나 더 큰, 한 체급 위인 상대를 라이트 훅 한방으로 무너뜨립니다.

쉴 틈 없는 연타에 옆구리 깊이 강펀치를 꽂아넣자, 상대는 다시 한 번 주저 앉습니다.

[중계 캐스터]
"다시 한번 무너집니다!"

결국 경기를 중단시키는 주심. 1라운드 1분 28초 만에 TKO승으로 슈퍼미들급 신인왕을 차지했습니다.

길태산은 3년전 동료 이흑산과 함께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대표로 참가했다가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군내 가혹행위를 피해 달아나 어렵게 난민 지위를 얻고서 다시 글러브를 꼈습니다.

[길태산 /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부대찌개, 짱이에요!"

이제 본명 에뚜빌 대신, 복싱계의 큰 산이 되라는 새 이름으로 링 위를 누빕니다.

동료 이흑산은 이미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등극해 아시아와 세계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뒤를 쫓는 길태산도 한 계단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펀치를 날립니다.

[길태산 /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한국에서 꼭 챔피언이 돼서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겠습니다."

침체된 한국 복싱계에 길태산과 이흑산, 두 산이 새 바람을 불러 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우람입니다.

hwr87@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배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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