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북미회담 취소에서 2차 남북회담까지
[앵커]
최근 사흘간 한반도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한 편의 드라마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까지의 숨막히는 흐름을 이봉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우리 시간으로 지난 목요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를 문제 삼아 북미정상회담 일정 취소를 발표했습니다.
공교롭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당일이었기에 세계가 받은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지난 24일)
"북한의 최근 담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가질 예정이던 북미정상회담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방적인 취소 통보에 당황한 북한의 입장 발표는 이로부터 9시간여 만에 신속하게 나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는 북한의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와 트럼프식 비핵화 모델에 대한 긍정 평가가 담겼습니다.
특히 앞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맹비난하면서 '핵 대 핵 대결장에서 만날 것인지 미국이 선택하라'고 위협한 것에서 180도 달라진 태도였습니다.
북한의 진전성이 담긴 입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도 움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놓으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싱가포르에서 열릴 수 있다"며 불씨를 살린 겁니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할 의도는 아니었으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기 위한 '충격 요법'이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동안 중재외교에 전력을 기울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소식은 북미회담 재추진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와중에 나왔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일련의 움직임들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에서 마주앉는 세기의 명장면으로 귀결될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이봉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