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포항 지진 당시 긴급 재난문자가 늦게 발송돼 문제가 됐었는데요.
최근에는 일부 지역에 긴급하지 않은 내용의 문자가 수시로 발송되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요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3시쯤.
요란한 경보음과 함께 긴급 재난문자가 대구지역 주민들에게 수신됐습니다.
비가 와서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 일찍 끝났다는 내용입니다.
지난달 16일에도 미세먼지 경보가, 주의보로 전환됐다가 해제됐다는 긴급문자가 발송됐습니다.
7시간이나 지난 내용이 오전 6시에 발송된 만큼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박재호 / 대구 신천동 : 사실 재난이라고 보기 힘든 이런 상황을 재난문자로 보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정말 재난이 닥쳤을 때 이 재난문자를 보냈을 때 사람들이 과연 경각심을 느낄 수 있을까요?]
[김하나 / 대구 봉덕동 : 지진(여진) 문자가 엄청 많이 왔는데 좀 뜬금없는 내용이 와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지난 2016년 9월과 작년 11월 발생한 역대급 지진과 함께 긴급 재난문자를 경험한 시민들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긴급 문자에 화들짝 놀랐다가 별다른 내용이 없는 걸 보고, 허탈감과 짜증스러움을 느끼는 겁니다.
문제는 긴급 재난문자의 발송 기준과 범위가 모호하다는 겁니다.
긴급 재난문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위급재난과 긴급재난, 안전안내 등 3가지로 분류해 송출합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기종과 수신환경에 따라 구분 없이 전송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긴급 재난문자 남발은 시민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경각심을 낮출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행 기준표를 세분화하고, 메시지 성격만 명확히 구분해도 불필요한 논란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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