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 야구는 홈런이 너무 많아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시에 배트 검사까지 했는데요.
다른 건 놔두고 도색이 짙은 배트들만 적발했다는데요. 이유가 뭔지 홍우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홈런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홈런 풍년이라던 작년보다 무려 40%나 늘면서 투타 균형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 KBO가 불시에 배트 점검까지 나섰습니다.
부정 소지가 있는 7자루가 현장 적발됐는데, 모두 도색이 짙은 배트였습니다.
[박기택 / KBO 심판]
"쓰지 말라고. 못 쓴다고요. 결 안 보이는 건… "
KBO 규정상 배트는 색이 칠해져 있더라도, 나뭇결은 반드시 보여야 합니다.
나무의 재질이 아닌, 도색이 문제가 된 이유는 뭘까.
공인 배트 업체의 도움으로 배트를 분해해봤습니다.
"이쪽이 KBO 마크가 찍힌 공인 배트, 반대쪽이 이른바 '압축 배트'입니다. 겉보기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속을 보면 구조가 다릅니다."
압축 배트란 속을 파낸 뒤 코르크나 오동나무 같은 가벼운 소재를 채워 무게를 줄인 걸 말합니다.
홈런 생산에 유리해,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몇차례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압축 배트 상단엔 선명하게 띠가 있는데, 도료를 두껍게 칠하면 구별할 수 없습니다.
[윤 순 / 공인배트 업체 A사 대표]
"가운데 부분에 코르크가 들어갔는지 아닌지 볼 수 있게끔 무늬가 나오게 칠을 하라는 얘기예요."
최근에는 일반 배트라도 도색이 짙으면 반발력이 높아진다는 소문에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배트 업체 관계자]
"나무는 50%, 칠이 50%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엄청납니다. 그런 게(반발력) 좌우되기 때문에 칠을 두껍게 못하게 하는 거예요."
홈런으로 과열된 프로야구. 팬들의 따가운 시선이 배트로 향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우람입니다.
hwr87@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이능희
영상편집 : 조성빈
그래픽 : 이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