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돼 온 재판만 64건인데요,
적폐 청산 수사는 법원 바로 옆에 있는 검찰청에서 1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곳은 전직 대통령 두 명의 포토라인이 만들어졌던 곳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란히 이 곳을 지나가는 장면을 두고, 비극적인 역사라는 평가와 오래 쌓인 폐단을 청산했다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의 명과 암을 신아람 기자와 강경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박근혜 9년 집권의 적폐청산'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윤영찬 / 대통령 국민소통수석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윤석열" (춘추관 기자들 놀라는 소리까지 살려주세요)
[윤석열 / 서울중앙지검장 (지난해 5월)]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보겠습니다."
파격 인사와 함께 이미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한 대대적인 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집행된 논현동 자택 앞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은 적폐청산 수사로 구속영장 56건을 청구했고,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38명을 구속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정원 출신 19명, 청와대와 정부부처 출신 13명이 적폐청산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대통령과 정권 실세가 국정원을 정치에 이용하면서, 특수활동비를 쌈짓돈처럼 써 온 관행을 뿌리 뽑게 돼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불공정을 낳는 특권 구조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방식을 두고 비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청와대가 적폐로 규정한 박근혜 이명박 정부를 겨냥해, 부처마다 적폐 청산을 위한 위원회와 태스크포스가 꾸려지고, 검찰 수사의뢰로 이어지는 '변종 하명수사'라는 겁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 5명 중 3명이 구속되고, 검찰에 소환된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180명을 넘으면서, 국정원이 기능을 제대로 못한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검찰의 힘을 빼겠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권력을 앞세워 전직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장면이 되풀이됐습니다.
[장영수 / 고려대 교수]
"표적을 미리 정해놓고 계속 털다보면 먼지 나온다는 식으로 수사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공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의 이름으로 '검찰 길들이기'만 했었던 것 아니냐."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갈등과 분열을 증폭시킬지, 아니면 살아있는 권력도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에 따라, 적폐청산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강경석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헌 이호영
영상편집 : 오영롱 강 민
그래픽 : 김승훈 윤승희 권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