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여성 살해 사건이 일어난 지 곧 2년이 되는데요.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던 사실, 기억하시죠?
지금은 어떤 지 권솔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20대 여성이 살해됐던 화장실입니다. 남녀를 분리해 놨고, 방범용 CCTV와 비상벨도 달았지만 통로와 대기공간을 함께 쓰는 구조는 여전합니다.
주변의 다른 화장실 상황은 어떨까. 5분 거리에 있는 상가 화장실을 점검해 봤습니다.
[권솔 / 기자]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있는 남녀 공용화장실입니다.
위급상황에 대비해 비상벨을 설치했지만 남성용 소변기와 여성이 쓰는 변기가 칸막이 하나만 사이에 두고 한 공간에 배치돼 있습니다.
칸막이가 천장까지 막혀있지 않고, 구멍이 뚫려 있는 화장실도 있습니다.
[현장음]
"여기, 여기도 (구멍이) 있습니다."
여성들이 공용화장실 이용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이소영 / 서울 서초구]
"문 열고 들어가다가 갑자기 (남성과) 마주칠 뻔 하거나, 그런 경험이 한두 번 있어서…"
[김용욱 / 경기 용인시]
"당황스럽죠. 성별이 다르고 그러니까.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 분리해서 (개선)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현행법상 연면적 2천㎡가 넘는 건물은 남녀 화장실을 따로 둬야 하지만, 2004년 이전 건물은 예외로 인정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서울시 자치구 관계자]
"민간 영역에서는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합니다. '분리해라 말아라' 이럴 수 있는 그거(근거)는 없다고 하는데요."
개선이 더딘 민간 부문 화장실도 바뀔 수 있도록 제도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kwonsol@donga.com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