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연휴를 맞아서 야구장 찾으신 분들 많았습니다.
그런데 응원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선수 등장곡 금지령 때문이라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지 김종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타자가 등장하고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합창을 시작합니다.
[현장음]
"왜 내 눈앞에 나타나. (박용택!) 왜 네가 자꾸 나타나. (박용택!)"
야구장을 콘서트장으로 만드는 재미, 선수 응원가입니다.
같은 선수가 타석에 섰지만 노래 대신 팡파르만 울려퍼집니다.
지난 1일부터 야구장에서 선수 등장 노래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저작인격권 논란 때문입니다.
몇몇 원작자들은 사전 동의 없이 가사를 고치거나 원곡의 일부분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인격이 침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 등 6개 구단에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금액입니다.
이미 매년 1억 원 가까운 저작권료를 지불해왔던 프로야구 구단들은 선수 한 명당 최대 3천만 원이나 되는 선수 등장곡까지 더 많은 돈을 쏟아붓기 어렵다는 입장.
일부 팀들은 고육지책으로 아예 응원가를 새로 제작했지만 팬들의 눈높이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인터뷰 : 정하린 / 경기 의정부시]
"2년 전부터 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구단하고 KBO는 뭐 했는지 모르겠고요. 하루 빨리 응원하는 맛으로 더 야구장 오고 싶어요.
현재로선 억대 소송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여서 원작자와 구단 간의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로고송을 놓고 저작권 분쟁까지 이른 상황.
법적 판단 결과에 따라 공공연하게 쓰여왔던 노래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어 문화계 저작권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김종석입니다.
lefty@donga.com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강 민
그래픽 : 박정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