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 폭탄 지열발전소 없애라”…들끓는 포항

2018-05-05 4



지난해 11월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포항의 민심이 다시 들끓고 있습니다.

당시 지진이 지열발전소 때문에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렸기 때문인데요.

분노하는 민심의 현장을 배유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포항시내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땅 속의 폭탄' 지열발전소를 당장 없애라며 시민들이 직접 내걸었습니다.

지열발전소를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강진 진앙에서 불과 600m 떨어진 곳입니다.

입구는 막혔고 가동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배유미 기자]
"이곳은 포항 지열발전소가 있는 곳인데요, 지난해 지진이후 6개월 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자재와 장비들은 녹이 슬었고 덮개도 없이 방치돼 있습니다."

땅속에 물을 넣는 수십미터 높이의 설비가 서있고, 그 위엔 '지역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이란 글씨가 붙어 있습니다.

바로 옆으로는 땅 속으로 이어지는 관이 녹슨 채 드러나 있습니다.

발전소는 멈춰섰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최호연 / 포항 흥해읍]
"정부는 내년 2월까지 확인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고 어떤 결과가 안 나오니까 답답합니다."

반년이 흘렀지만 지진이 남긴 상처는 그대로입니다.

[배유미 기자]
"지진으로 아파트가 기울면서 '피사의 사탑'으로 불린 대성아파트입니다. 곳곳이 이렇게 부서진 채 철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인 흥해읍엔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흥해읍 주민]
"비어있는 아파트들은 황량해져있고 우범지대가 돼있고… 읍 자체가 죽어버렸다고 해야 하나"

[권옥자 / 흥해읍 상인]
"상권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밤이 되면 아예 사람이 없어요."

차라리 지열발전소가 원인이길 바라는 이재민도 있습니다.

[지진 이재민]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밝혀지면 부동산 가격하락이라든가 침체된 경기가 다시 살아나지 않겠나."

포항시는 지열발전소 영구폐쇄를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법률자문단을 구성해 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포항민심은 지진보다 더 무섭게 들끓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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