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집 뒤진 법원 집행관…“신고하라” 배짱

2018-05-02 6



집을 비운 동안 누군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와서 집 안을 뒤지다 사라졌다면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 집을 뒤진 사람이 법원의 명령을 집행하는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정다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층 주택 앞에서 남성들이 잠긴 대문을 열고 계단을 오릅니다. 2층 현관문까지 따고 들어가더니 몇 분 만에 다시 우르르 나옵니다.

이 남성들의 정체는 법원 집행관실 직원들. 채무 관련 법원의 집행명령을 이행하려고 들어가 집안을 뒤지다 엉뚱한 사람 집인 걸 알고 황급히 나온겁니다

수상한 남자들이 집에 드나들었다는 이웃 연락을 받고 온 집주인은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김모 씨 / 집주인]
“주변 사람들한테 말로만 법원이라고 했고 뭐 보여주거나 그런 것도 없었거든요.”

집주인이 경찰이 확인해 준 집행관실 직원에게 전화하기 전까지 사과는 물론 연락도 없었습니다.

[집행관실 직원 통화 내용]
(우선 공공기관에 대해서 신고를 진행할 예정이고요.)
"네, 그러세요. 네".

해당 직원은 "등기부상의 명의를 보고 강제집행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사는 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사후에 집 주인에게 전화나 쪽지를 못 남긴 건 관련 절차가 없어서라고 말했습니다.

등기 기록에 주로 의존해 강제집행이 이뤄지다보니 엉뚱한 사람 집을 뒤지는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막으려면 강제집행 전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영상취재: 황인석
영상편집: 박은영
그래픽: 전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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