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을 강력히 지시한 가운데, 정식으로 망명을 신청하는 길마저 사실상 막힌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꿈꾸며 수천 킬로미터를 달려와 미국 국경에 이르렀지만, 망명신청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이 오갈 데를 잃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고, 업고, 끌고.
박해와 빈곤을 피해 한 달 넘게 4천 킬로미터를 헤쳐온 남미 난민들.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건 모험에 희망과 불안이 엇갈립니다.
[에드가도 마모스 / 온두라스 출신 난민 : 내 어린 자식의 미래를 위해 (온두라스를 떠나) 일단 딴 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찾은 미국 국경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고 합법적인 망명 신청조차 할 수 없습니다.
검문소가 만원이어서 받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갈 곳 잃은 난민들은 아찔한 장벽 위에 올라타 절박한 사정을 호소하고, 땅바닥에서 노숙을 하며 버텨보지만, 국경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습니다.
한편 장벽 넘어 미국 땅에서는 이들의 망명을 받아야 한다는 시위가 한창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최소한 기회는 줘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레이켄 조달 / 美 애리조나 주 시민 : 일단 망명 신청을 들어보는 건 법적인 의무라고 봅니다. 망명 희망자들을 극우주의자들의 분노와 증오와 인종주의를 선동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건 정말 잘못된 겁니다.]
'엉망진창'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망명 희망자들을 적대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도 감추지 못합니다.
[크리스티나 / 망명 수용 시위 참가자 : 트럼프는 인간의 가슴이 없는 악마예요. 자신도 이민자의 후손이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
해마다 부활절 무렵에 국경을 통한 망명을 신청해온 '망명 캐러밴'.
올해는 국경 미아가 되어 생사의 갈림길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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