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 싶어”…93세 실향민의 철원 여행

2018-04-27 2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던 바로 그 시각, 이산가족들은 북녘땅이 보이는 강원도 철원으로 기차여행을 떠났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여행 길에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가장 아끼는 옷을 꺼내 입고 곱게 단장도 마쳤습니다.

올해 아흔 세살(93세) 박옥순 할머니. 고향 함경북도 명천을 떠난지 67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북한에 남겨진 어머니와 두 남동생의 소식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박옥순 / 이산가족]
"만나고 싶은 그 마음... 아팠는지 죽었는지 그것도 모르고 사니깐.“

남북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그 시각.

청량리역 TV앞에 모인 이산가족도 손을 잡았습니다.

철원으로 향하는 열차가 출발하고, 열차에 탄 이산가족들은 마음을 모아 통일의 노래를 부릅니다.

[현장음]
"통일이여 어서 오라."

[임정자 / 이산가족]
"눈물이 자꾸 나네… 고향에 못 가신 어른들이 얼마나 한이 맺히겠어."

2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철원의 관측소.

손 내밀면 닿을 듯 북녘땅이 펼쳐집니다.

분단의 흔적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성만 / 이산가족]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더 안타까운 거지"

[사공성근 기자]
"과거 금강산으로 가는 기차가 지나갔던 철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철길이 끊겨 교각과 보행로만 남았습니다."

끝내 가지 못한 고향 땅. 박 할머니는 마지막 소원이 있습니다.

[박옥순 / 이산가족]
"나 살던 곳 찾아보고 애들이 어떻게 사는지 나 죽기 전에 한 번 보고나 싶어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향민들의 고향 방문과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402@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김용우
영상편집 : 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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