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 넘는 의문사’ 형제복지원, 재조사 어떻게?

2018-04-23 31



거리의 부랑자나 빈민을 모아 놓고 수시로 폭행과 고문을 가해 5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기억하십니까?

우리 현대사 최악의 인권유린 사건으로 남아있는데, 시설 폐쇄 30년이 넘었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랑자에게 쉴 곳과 자활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문을 연 부산 형제복지원.

1987년 폐쇄 직전 수용인원이 3천 명이 넘는 전국 최대 수용시설이었습니다

[현장음]
"부랑인들의 의식구조에는 질서라는 개념이나 습성은 태어날 때부터 갖춰지지 않은 듯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알려진 것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강제노역은 기본이고 집단구타와 성폭행 같은 인권유린이 수시로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망한 수용자가 확인된 것만 5백 명이 넘습니다.

16살 때 일자리를 구하러 부산에 왔다 끌려 온 김모 씨는 2년 넘게 감금됐습니다 .

당시 목격한 폭력의 기억은 지금도 몸서리를 치게 합니다.

[김모 씨 / 형제복지원 피해자]
"사람을 집어넣어요. 아예 머리도 못 나오게 물이 가득 차있는 드럼통에다가."

자신을 찾으러 온 아버지와 함게 갖혀있어야 했던 아픈 기억 생생합니다.

[김모 씨 / 형제복지원 피해자]
"아버지까지도 수용이 되고… 아버지가 이제… 술을 먹고 데리러 오는 바람에 형제원에 갇혀버린 거죠."

피해자들은 국회 앞에서 100일 넘게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종선 / 형제복지원 피해자모임 대표]
"왜 나를 잡아갔느냐, 대한민국 민주국가잖아요. 왜 난민수용소보다 못한 곳으로 집어 넣은거냐."

운영 책임을 물어 복지원장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징역 2년 6개월형이 전부였습니다.

최근 형제보육원 관련 수사와 재판 과정을 재조사하기로 한 정부 결정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

newstart@donga.com
영상취재 김재평 조세권
영상편집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