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이유로 지상에 택배차량 진입을 막는 아파트가 늘면서 곳곳에서 택배기사와 주민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일부 택배 기사들은 배달 보이콧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해법은 없을까요?
박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택배 기사가 아파트 단지 입구 밖에 배송차량을 세웁니다. 불편하게 손수레를 끌고 여러 번 왕복하며 배달하는 건 이 곳이 단지 내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차 없는 아파트'기 때문입니다.
[택배 기사]
"한 번에 안 된다 이거지. 어떨 때는 밤 1시, 2시도 부지기수로 갑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차 없는 아파트'. 택배 기사들이 배달 시간 부족을 이유로 배달 보이콧에 나섰습니다.
[박지혜 기자]
“택배 기사들이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놓은 택배 상자입니다. 상자 수백 여개가 성인 허리높이만큼 쌓여 있는데요. 현관문 앞까지 일일이 배달할 수 없으니 주민들이 직접 찾아가라며 이렇게 한데 모아놓은 겁니다.”
[송선화 / 아파트 주민]
"애들을 시켜서 가져와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번거롭죠.”
아파트 측은 지하에 차를 대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택배업체는 차량 교체가 필요하다며 난색입니다.
[택배 업체 관계자]
"돈이 들어요. 전국의 모든 택배 차들이 거의 대부분 2.5m 정도 높은 차량으로 유지가 되는데."
일부 '차 없는 아파트'는 택배 기사가 아파트 집하장에 배송물품을 내려놓으면 아파트에서 고용한 노인 택배원이 현관 앞까지 배달합니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겁니다.
이 아파트는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허용하고 기사에게 무료 커피도 제공합니다.
[정수현 / '셀프 카페' 개설 주민]
"서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같이 살아가는 거 아닌가…"
택배 갈등을 풀기 위한 양보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sophia@donga.com
영상취재 : 황인석 조세권 정승환(전주)
영상편집 : 배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