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차량에서 기름을 훔친 남성을 잡고 보니 현직 경찰이었습니다.
이 경찰은 수배자 검거를 잘해서 '검거왕'으로 불리며 표창까지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차량이 가득한 공단 골목입니다. 지난 3일 새벽 이곳에서 40대 남성이 레미콘 연료통에 있던 기름을 훔쳤습니다.
다섯 대에서 훔친 경유는 320리터. 훔친 기름을 옮기려고 대포차까지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CCTV 분석을 통해 찾아낸 용의자는 대전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현직 경찰 김모 씨였습니다.
"김 씨는 지구대 근무 시절 쉬는 날에도 개인 돈을 들이며 자기 차까지 몰아 수배자를 잡기도 했습니다."
지구대에서는 2014년부터 2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 사이 수배자 검거 실적이 좋아 경찰서장 표창까지 받고 '검거왕'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러나 특진에서 떨어지면서부터 나쁜 마음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차량으로 수배자를 잡으러 다녀도 보상이 없어서 기름 도둑이 됐다는 것.
[대전 대덕경찰서 관계자]
"기름 자기가 아끼려고, 아끼려고 훔쳤겠죠 자기 돈 안 쓰려고."
김씨는 주로 비번인 쉬는 날 수배자를 검거하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비번일 때는 검거에 성공해야만 시간 외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전 ○○지구대 관계자]
"검거했을 때는 시간 외 수당을 인정해주는데 검거를 못 하면 인정을 안 해줘요…"
경찰은 김 씨를 직위 해제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입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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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영래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