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의 모녀 사망사건은 허술한 복지 사각지대 보호망뿐 아니라 이웃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세 달 동안이나 아무도 사망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각박한 세태를 여실히 반영했습니다.
김동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부검 결과 모녀의 사망 원인은 약물중독에 따른 것으로, 자살로 추정됐습니다.
'남편이 숨진 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혼자 살기 너무 어렵다. 딸을 데려간다'는 유서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끝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모녀의 주검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숨진 지 두세 달이 지나도록 아무도 이를 몰랐다는 점입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관계를 끊고 사는 각박한 세태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주민 : 백일 떡 한번 받고 인사도 안했어요 .1월부터 못 본 것 같고요 고지서가 많이 쌓였는데 확인도 안 하고….]
관리비 연체를 이상하게 여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의해 사망 사실이 겨우 알려졌습니다.
모녀가 살던 아파트는 주민들이 마주칠 기회가 많은 한 층에 세 가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웃끼리 좀 더 가까웠다면 극단적인 선택도 없었고, 빨리 발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시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연동우 / 증평군 사회복지협의회장 : 통반장들이 좀 항시 신경을 써 가지고 대화를 하든지 체크를 해 나갔으면 이런 문제가 좀 해결될 것 같습니다.]
이번 모녀 사망 사건은 복지 사각지대의 발굴과 해소도 중요하지만, 이웃에 대한 관심과 소통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줬습니다.
YTN 김동우[kim11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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