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박종철 열사 부친에게 ‘31년 만의 사과’

2018-03-20 3



문무일 검찰총장이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을 병문안했습니다.

검찰 수장으로서 31년 만에 찾아간 문 총장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배유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탁 치니 억 하고…"

1987년 6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가 입원 중인 병원을 문무일 검찰총장이 찾았습니다.

긴장한 표정으로 병실에 들어선 문 총장은 허리를 숙인 자세로 박 씨의 손을 잡고 사과했습니다. 사건 발생 31년 만입니다.

[문무일 / 검찰총장]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 말씀 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고…"

87년 1월 차가운 겨울, 아들을 보내며 "할 말이 없다"고 했던 아버지는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박정기 / 고 박종철 열사 아버지]
"고마워요. 할 말이 왜 없겠어."

올해 90살인 박 씨는 최근 기력이 갑자기 쇠해 거동이 힘든 상태입니다.

영화 1987을 관람한 문 총장은 지난달 비공개로 박 씨를 방문했고 오늘 다시 공식적으로 방문했습니다.

[박종부 / 고 박종철 열사 형]
"(아버지가) '오늘보다 어제가 더 좋지 않았겠냐' 하셨습니다. 명명백백하게 당시 상황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일 반복되지 않도록…"

[박은숙 / 고 박종철 열사 누나]
"아버지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계세요. 감사합니다."

문 총장은 유족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시대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09년 보고서에서 검찰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 조작에 깊이 관여했다며 유족에 대한 사과를 권고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