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자기가 쓴 책을 파는 일은 때때로 액수를 공개할 필요가 없는 기부금 창구로 간주되곤 했습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도 출판기념회가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조심하는 기색이 엿보입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 중인 우상호 의원의 출판기념회.
누가 얼마를 내는지 볼 수 있도록 개방된 모금함을 놓았습니다.
경쟁자인 박영선 의원은 서점에서 행사를 열어 정가에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전해철 의원도 아예 책 판매대를 없앴습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그동안 정가보다 더 비싸게 팔아도 수익을 신고할 의무가 없어서 정치자금을 모으는 수단으로 악용됐습니다.
높은 당 지지율에도 당에서 성추문 등 논란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비판을 의식해 몸을 한껏 낮춘 듯한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구태의연한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일부 출판기념회에서는 여전히 5만 원짜리 지폐 뭉치가 오가기도 합니다.
[현장음]
(책값으로 내신 액수가 좀 큰 것 같아서…) "정치인이잖아요. 저희 회장님하고 절친이신데 제가 대신 왔어요."
책 판매 수익을 신고하게 하는 등 출판기념회를 제한하는 법안들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결과입니다.
이제는 정치인들의 의지에만 맡기는 대신 편법적인 정치자금 모금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김민지 기자 mj@donga.com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