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속에 갓 낳은 신생아가 아파트 복도에 버려졌다는 소식에 많은 분이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자작극이었습니다.
버려진 아기를 구해 집에서 보살폈다던 주민이 바로 아기를 낳은 엄마였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기온이 영하 8도 아래로 곤두박질한 새벽,
아파트 복도에서 갓 낳은 신생아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탯줄을 단 채 얼음장 바닥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울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송민석 / 광주 북부소방서 두암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신고자분 말씀으로는 아이를 집 안으로 데려와서 샤워도 시키고 담요로 덮어놨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자작극이었습니다.
아기를 구했다던 주민, 24살 대학생 김 모 씨가 바로 아기를 낳은 엄마였던 겁니다.
김 씨는 이틀 전에 언니 집에 왔고, 이날 언니와 형부가 자는 사이 화장실에서 홀로 아기를 낳았습니다.
태반 등은 변기에 버리고 핏자국도 몰래 닦아냈습니다.
아기를 안고 울고 있다가 잠에서 깬 언니가 "웬 아기냐"고 묻자 밖에서 주워왔다고 둘러댔습니다.
하지만 16시간 만에 거짓말은 들통 났습니다.
아파트 CCTV를 뒤졌는데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은 전혀 없었고, 아기를 처음 봤다던 장소에서 DNA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석봉 /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 1팀장 : (남자친구는) 연락도 안 되고 부모님한테도 말하는 것도 무섭고, 언니한테도 그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고 무서워서 자기 혼자만 알고 있었던 거죠.]
경찰은 김 씨 등 가족을 모두 불러 조사했지만, 아무런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실제 아기를 버리지도 않았고 가족은 임신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허위 신고나 공무집행 방해로도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아기 엄마 가족 : (애가) 배가 부르고 덩치가 크다면 눈치도 채고 (했을 텐데) 전혀 몰랐으니까. 더구나 덩치도 적고. 알았으면 우리가 무슨 조치를 하지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마음을 태웠던 이번 신생아 유기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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