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업고 들고 구조...'필사의 탈출' / YTN

2018-01-26 2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상당수는 나이가 많은 환자였는데요,

스스로 대피하기가 어렵다 보니 구조 작업도 필사적이었습니다.

시민의 구조 지원도 잇따랐습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나현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불이 난 병원 창문과 옆 건물 옥상을 사다리로 연결해 사람들을 구조합니다.

파란 외투를 입은 사람이 내려오자마자, 삽시간에 병원이 짙은 회색 연기에 휩싸입니다.

자욱한 연기 탓에 구조 작업도 쉽지 않습니다.

[강경남 / 화재 목격자 : 아줌마가 나오려고 창문 몇 번 내다봤어요. 연기 계속 치고 오니까 또 들어갔다가, 창문 쪽으로 계속 나오려고 했어요. 결국은 못 나왔고….]

낮은 층에 있던 사람들은 급한 대로 창문에서 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높은 층은 사다리나 구조용 미끄럼틀이 설치돼 환자들이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겉잡을 수 없이 불이 커지자, 환자들은 창문 방충망까지 찢어서 스스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장재영 / 밀양 병원 입원 환자 : 제가 창문(방충망)을 찢어서…. 할머니 한 분이 내리고, 그다음에 또 할머니 한 분이 내리고…]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 벗고 구조에 나섰습니다.

[우영민 / 목격자 : 체온이 떨어져 있으니까 당황해서, 전부 다 이불을 장례식장에 들고 가서 사람들 몸에 다 씌워 드리고 핫팩 같은 것으로 체온 유지를 해드리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습니다.]

한 노인은 이불만 대충 싸맨 채 업혀서 구조됩니다.

부축을 받고 건물을 겨우 빠져나오거나, 아예 의식을 잃어 들것에 실려 나오는 환자도 부지기수입니다.

[장종상 / 밀양 세종병원 화재 목격자 : 화장실에 있다가 헬기 소리를 듣고 밖에 나와 보니까 완전 아수라장이었어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시커먼 연기가 많이 나와서 사람도 못 알아봤습니다.]

환자 구출을 위한 필사의 노력이 있었지만, 병원을 삼킨 화마는 수십 명에 이르는 생명을 앗아가고 말았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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