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타기 위해 승객들이 오르던 계단을 기체 날개가 들이받았습니다.
승객이 다 타기 전 받침목을 제거하면서 항공기가 움직였기 때문인데, 계단이 한참 밀리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항공사 측은 일반적으로 탑승 전 받침목을 제거하기도 한다면서도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행기 탑승 계단을 오르다 급히 몸을 피한 승객들이 당황한 채 서 있고, 엔진 덮개도 부서졌습니다.
승객 탑승 절차가 한창이던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중간에 움직이며 기체 날개가 탑승 계단을 들이받았습니다.
[탑승객 : '아' 하면서 막 비명이 들리는 거에요. 옆을 봤더니 날개가 움직이고 있고…. 계단에 있던 사람이 굴러떨어지고 깔린 사람도 있었고 정말 아수라장이 됐거든요.]
경위는 다소 황당합니다.
비행기 바퀴를 고정하는 받침목을 빼내자 기체가 이동하면서 날개와 계단이 충돌한 겁니다.
다행히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승객 260명이 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타는 등 불편을 겪었습니다.
항공사 측은 승객이 다 타기 전에 받침목을 제거하기도 하는데 실제 업무는 하청 업체가 담당한다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또, 곧바로 119에 신고하는 등 조치도 다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승객들은 30분 이상 활주로와 셔틀버스에 방치된 뒤에야 비로소 항공사 직원의 안내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탑승객 : 10분 동안 승객들이 밖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리 후들거리면서 서 있었는데…. 셔틀버스 안에 탑승하고도 10~15분은 아무런 대책이 없었어요. 저가항공보다도 못했어요.]
무엇보다, 바퀴가 움직이는 걸 기장이 감지하고 브레이크만 밟았어도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상황.
안전불감증으로밖에 볼 수 없는 허술한 대응이 토요일 밤 즐거운 제주 여행길을 얼룩지게 했습니다.
YTN 박광렬[parkkr08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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