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경찰관 통화 녹음 공개...유족 "소방 대처 미숙" / YTN

2018-01-11 2

제천 복합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건물 안에서 숨진 희생자의 통화 녹음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과 통화가 이뤄진 건데, 소방관들의 현장 대처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119에 최초 화재 신고가 접수되고 10분이 지난 오후 4시 3분.

건물 안에 갇힌 여성과 외부에 있던 경찰관 간에 통화가 이뤄집니다.

[희생자 : 연기가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몇 명이나 있어요? 사람이) 혼자요. 혼자. (혼자? 4층?) 4층인가 그래요.]

이 여성은 연기 때문에 점차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설명합니다.

[희생자 : 5층에서 내려왔는데 4층 정도 될 것 같아요. (4층?) 4층에 S마트 쪽으로 유리창으로 삼각형으로 된 데…. 거기.]

하지만, 빨리 구조해 달라는 공허함 외침만 이어졌고, 전화기 너머로는 현장을 통제하라는 지시만 들려옵니다.

[현장 녹음 내용 : 그쪽에서 통제 좀 부탁할게요. 여기서 통제 좀 해줘. 못 들어오게….]

경찰관이 건물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대처는 없었습니다.

[현장 녹음 내용 : 4층인가 5층에도 사람 있다는데. (많아요. 안에….) 이것도 지금 안에 계신 분인데…. (못 나온 사람들이 많은가 봐.)]

여성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짐에도 소방관은 에어 매트를 펼치라는 지시만 했고, 현장에서는 유리창을 깨 달라는 울부짖음 마저 들립니다.

[현장 녹음 내용 : 내가 지금 아까까지 통화했잖아. 어떻게…. 유리창을 깨 달라는 데 못 깨고 있잖아. 지금 통화가 안 돼.]

유족들이 공개한 통화 녹음 내용은 13분 분량으로 화재 당시 오후 4시 20분까지의 현장 상황을 담고 있었습니다.

[류건덕 /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 : 소방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대처했었더라면 모든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사람들을 모두 죽인 겁니다.]

유족들이 소방청의 합동 조사 결과에도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하면서 소방의 초기 대처가 미숙했다는 논란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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