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큰 고통을 겪은 주민들이 이제는 산사태로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비가 내려 한 달 넘게 계속됐던 산불은 꺼졌지만, 또 다른 형태의 재앙이 된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건조한 바람을 타고 한 달 넘게 계속된 벤추라 지역 토마스 산불.
전소된 750채의 가옥을 포함해 수만 채의 건물에 피해를 줬고, 서울 면적 1.8배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사상 최악의 기록을 깬 산불은 발생 35일 만에 이 지역에 내린 비로 완전히 꺼졌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오랜 기다림 끝에 내린 비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재앙이 되는 모습입니다.
산불은 꺼졌지만, 산사태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오랜 불로 산의 지반은 약해졌고, 타버린 나무는 수분 흡수는 커녕, 오히려 거대한 더미가 되어 흙과 함께 밀려 내려왔습니다.
비가 시작되자 미 기상청이 산사태를 경고했고, 주민들은 다시 불안에 떨었습니다.
[美 캘리포니아 산불 지역 주민들 : 너무 무서워요. 만약 (콘크리트 울타리를 치지 않으면) 흙더미가 바로 우리 집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
지칠 대로 지친 일부 주민은 대피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美 캘리포니아 산불 지역 주민 : (왜 대피 안 해요?) 여기가 내 집이니까요.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는데도 안 가요?) 예, 안 가요.]
하지만 산사태 우려는 하루도 안 돼 현실이 됐고, 순식간에 최소 5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가옥 여러 채가 흙 속에 파묻혔고, 간선 도로인 101번 프리웨이는 50km 가량 차단됐습니다.
주민 3만여 명에게 강제 또는 자발적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제프 킨케이드 / 산불 지역 주민 : 거의 고립됐어요. 작은 차였다면 더 어려웠을 거예요. 난 사람들에게 이쪽으로 못 간다면서 몇 시간 동안 있었어요.]
화마가 휩쓴 남 캘리포니아에 뒤늦게 찾아온 비는 기쁨 대신 눈물을 안겨줬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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