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인 강원도 삼척에서 임신한 산양 한 마리가 폐광산 수로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로, 야생동물의 이동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수로 탓에 멸종위기 산양이 계속 희생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폐광산 광물 찌꺼기 저장시설 부근에 설치한 수로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산양이 죽은 채 물 위에 떠 있습니다.
5년생으로 새끼를 밴 상태입니다.
밤에 이동하다가 너비 3m, 높이 2.5m의 수로에 빠져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2년 전에도 인근 수로에서 산양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조범준 / 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양쪽 면에 수로가 있다 보니까 야생동물이 다니기에는 치명타라고 보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산양이 계속 죽을 거라고 보입니다.]
이 일대는 산양이 200마리 넘게 사는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 중 한 곳입니다.
하지만 전체 1.4km에 달하는 수로는 산양이 자주 이동하는 산자락과 맞닿아 있지만, 추락방지용 울타리조차 없습니다.
또 위쪽에 사람이 간신히 걸어 다닐 정도의 좁은 통로만 있을 뿐 수로에 빠진 동물이 빠져나올 수 있는 탈출구는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산양이 죽은 채 발견된 수로입니다. 이렇게 높이가 2m를 넘어서 야생동물이 한 번 빠지면 사실상 스스로 나오기가 불가능합니다.
[한국광해관리공단 관계자 : 10년도 더 된 시기에 설계가 되다 보니까 야생동물이 빠졌을 때 올라올 수 있는 그런 것까지는 고려가 안 된 것 같아요.]
서식지 훼손과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산양은 9백여 마리,
정부는 2006년부터 산양을 복원한다며 46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작 남아 있는 산양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YTN 송세혁[shsong@ynt.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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