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독재를 펼쳤던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게 살해됐습니다.
오랜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예멘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리전'으로 변질되며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한때 동맹이었던 후티 반군에 의해 피살됐습니다.
후티 반군은 살레의 시신이 찍힌 동영상을 자신들이 통제하는 TV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무장대원들은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 옆에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칩니다.
예멘 정부도 살레의 죽음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 예멘 대통령 : 이틀 동안 벌어진 사나 폭동에서 예멘을 위해 숨진 모든 순교자와 유명을 달리한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33년 독재를 해온 살레는 2012년 물러났지만 예멘 과도 정부를 흔들기 위해 후티 반군과 정략적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시아파인 후티 반군과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수니파 강국 사우디와도 관계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사실상 정치적 줄타기를 했던 살레 전 대통령은 결국 3년간 동지로 지냈던 후티 반군에 반역자로 낙인 찍히며 살해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예멘이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싸움의 대리전이 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전이 격화된 지난 2년 반 동안 만여 명이 폭격과 교전 등으로 숨졌고, 인구의 70%인 2천만 명에게 긴급 식량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설상가상 유엔 구호단체도 내전이 격화되며 철수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예멘 국민이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에 휘말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 언론들은 강대국들이 예멘의 비극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사우디와 후티 반군에 무기 파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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