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최대 760배 초과해 검출됐습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조사를 해놓고도 공개를 미루다 환경단체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한영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용산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가 벤젠 등 기름 성분의 유해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실시한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환경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경우 기준치 대비 최대 672배까지 검출됐습니다.
자일렌은 13배, 톨루엔은 7.6배, 에틸벤젠은 6.4배 수준으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습니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로 고농도로 흡입했을 때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며, 톨루엔은 중추신경계통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두통과 불면증 등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지난해 1월과 8월 녹사평역 부근 미군기지 안팎에서 50여 개의 관정을 뚫어 시료를 채취한 뒤 유해물질 오염을 확인했습니다.
조사 결과 공개는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가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이 계기가 됐습니다.
정보공개를 거부한 환경부는 1심과 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에서도 패소를 피하기 어렵게 되자 상고 신청 마감 하루 전에 공개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하수 오염 조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후속 조처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오염에 대한 책임 문제와 정화 대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한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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