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변호사 총사퇴와 출석 거부로 40여 일 동안 열리지 못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내일로 또다시 연기됐습니다.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강을 이유로, 오늘 예정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재판부가 내일도 불출석할 경우 그대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전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권남기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연기됐다고요?
[기자]
시작 전부터 재판정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방청객들과 취재진으로 붐볐는데요.
오늘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은 20분이 조금 지나 끝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판은 내일 오전에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허리 통증과 무릎에 생긴 부종으로 진통제를 먹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건강이 나빠 재판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구치소가 작성한 보고서를 볼 때 박 전 대통령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며,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출석하지 않으면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이 진행된다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보낼 예정입니다.
만약 또다시 거부한다면, 재판부는 내일까지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을 이어갈지 결정할 방침인데요.
이번 재판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재판에는 국선변호인이 참석했다고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새 국선변호인 5명은 언론의 취재를 의식한 듯, 오늘 재판에서 재판정 정식 출입구가 아닌 법원 내부 통로를 통해 법정으로 입장했습니다.
이들은 오늘 재판에서 지난 3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에게 만나달라는 서신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구치소에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날짜를 말해주면 찾아가겠다는 내용을 보냈는데요.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접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변호인들은 피고인을 만나지 못한 채 앞서 진행된 수사와 재판기록만으로 재판을 진행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재판 준비에...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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