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설치된 '졸음 쉼터' 대부분이 이용객 안전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졸음운전을 피하려다 오히려 사고를 당한 사람도 적지 않은데, 부실한 졸음운전 쉼터 실태를 김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행하는 차량 사이로 대형 화물차가 돌진합니다.
그대로 앞차를 덮치더니 무려 8대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 섰습니다.
졸음운전으로 추정되는 이 사고로 무려 9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졸음 쉼터가 확대되고 있지만, 안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차가 빨리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진·출입로 안전거리 확보가 필수지만, 대부분이 이를 무시한 채 설치된 겁니다.
이곳은 규정상 진출로 길이가 440m는 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290m로 150m나 더 짧습니다.
[정세경 / 경기도 오산 : 나갈 때 진입을 해야 하는데 (진출로) 앞이 좀 짧으니까 멈춰 서 가지고 언제 들어갈지 봐야 하잖아요. 진행하다가 들어갈 수는 없고 위험하기 때문에….]
또, 차를 세우는 공간이 좁다 보니 대형 화물차는 쉼터 이용 자체가 어렵고, 운전자가 잠시 바람을 쐬려 해도 차 문을 열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봉대균 / 서울 마장동 : 보행자가 화장실 나왔다가 차로 들어와야 하는데 운전석으로 들어오려면 이쪽으로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럴 때는 좀 위험하죠.]
실제로 졸음 쉼터 이용객의 70% 이상이 사고 위험을 느꼈고, 10%는 실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장실 같은 필수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에 안전시설 보완과 편의시설 확대 등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YTN 김현아[kimha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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