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해 논란이 시작된 지 5년 만에 책임자들에 대한 첫 법원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줄줄이 실형이 선고됐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존리 전 대표가 무죄를 받는 등 처벌이 미약하다며 다시 한 번 오열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가 병원의 산모들이 숨진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지 5년 5개월.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와 연구소장을 지낸 김 모 씨와 조 모 씨는 모두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원인도 모른 채 호흡 곤란 등 극심한 고통을 받다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며,
안전성 검증을 경시해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모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은 징역 5년,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는 노역을 하지 않는 금고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대형 유통업체인 이들이 화학제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검증 없이 옥시를 모방해 인명 피해를 일으켰다며 죄를 물었습니다.
[신재환 /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공보관 : 인체에 유해한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하여 대규모의 인명 피해를 야기한 피고인들에게 법정최고형을 선고하는 등 엄중한 판결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옥시의 존 리 전 대표에게는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존 리 전 대표가 안전성이나 라벨의 표시 문구가 거짓이라고 보고받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직접 보고관계에 있던 외국인 임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무죄 선고가 나자 5년 전 두 살배기 딸을 잃은 김아련 씨는 "네 양심은 알고 있을 것" 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유죄 선고를 받은 피고인도 예상보다 낮은 형량이라며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김아련 / 故 최다민 양 어머니 : 검찰이 5년 동안 수사를 안 하는 바람에 증거들이 모두 인멸되고 어쩌면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이유도 모른 채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아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며 검사 측에 항소를 요청했습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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