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칫 묻힐뻔했던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의 진실이 16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법원은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무참히 살해된 자녀를 떠나 보내고 16년 동안 응어리진 삶을 살았던 가족들은 조금이나마 한을 풀게 됐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1년 겨울, 전남 나주 드들강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살 김 모 씨.
광주지방법원은 1심에서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전일호 / 광주지방법원 공보기획관 : 피고인은 죄증을 인멸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시신을 물속에 그대로 방치했고….]
사건 16년 만에 김 씨를 법정에 세워 유죄를 받아낸 피해 여고생 가족들, 재판을 담담히 지켜봤지만, 억울하게 숨진 딸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피해 여고생 어머니 : (심경이 어떻습니까?) ….]
범인을 찾지 못해 장기 미제가 됐던 사건은 지난 2012년 유전자 감식을 거쳐 김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재수사가 이뤄졌습니다.
김 씨는 자신의 DNA가 피해 여고생의 몸에서 나왔어도 살해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정적인 법의학적 증거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박영빈 / 광주지방검찰청 강력부장 : 강간과 살해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는 국내 권위 있는 법의학자의 감정 의견이 있었고….]
또 김 씨는 당시 수사망을 피하려고 사건 직후 외할머니 집에서 여자친구와 사진을 찍으며 행적을 조작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검찰은 김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김 씨는 억울하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재수사와 기소가 이뤄져 묻히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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