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선전 동포 백성근 씨
엄마, 내가 아주 꼬맹이 때 엄마가 내게 자주 물었던 말.
"언제 돈 벌어 엄마 편하게 해줄 거니?"
그때 뭘 알고 그랬을까요?
"어, 엄마 손만큼 커지면…."
그러고는 손을 맞춰 보시던.
저번에도 저 저번에도 그 이야기하고 계신 거 아세요?
"그때 네가 그랬었는데, 이렇게나 컸구나."
이제는 같은 이야기를 열 번씩 해줘도 잘 기억 못 하시면서….
어느덧 저도 그때 엄마만큼 나이가 들어 두 아이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각기 대답은 다르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엄마와 같네요.
어느덧 여든넷, 많은 기억을 잃어버렸으면서도 자식들이 어렸을 때 했던 말이나 행동은 또렷이 기억하시는 엄마.
그동안 고생만 하셨네요.
받은 많은 것들이며, 사랑이며 가까이 살면서 돌려 드려야 하는데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네요.
엄마 그러고 보니 이곳 선전에 온 지도 벌써 10년이 넘어 버렸네요.
항상 '이제 돌아가야지….' 이러면서도 이것저것 걸림돌이 많아 한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항상 미안해 엄마.
이제 곧 구정이네요.
엄마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요.
더는 기억 잃어버리지 말고, 아프지 말고, 조금만 더 살게 하시다가 데려가시라고.
그러니 엄마도 약한 얘기하지 말고 운동 많이 하고 많이 잡숫고 하세요.
이제 곧 또 벚꽃이 피겠네요.
그때 또 섬진강 벚꽃 길 보러 가게 조금만 더 기다리고 계세요.
그때 봬요. 아프지 말고.
사랑해요, 엄마.
막내아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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