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무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수 없는 대신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기록 장치인 나이테를 품고 있습니다.
이 나이테로 조선 시대 고종 이후 150년 동안 있었던 한반도 기후변화까지 역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백두대간 곳곳에서 집단 고사하는 고유종 구상나무.
아예 뿌리째 뽑혀 수명이 다하거나,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는 나무도 눈에 띕니다.
구상나무가 떼죽음한 원인은 무엇일까?
죽은 구상나무의 나이테가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나이테는 정확히 일 년에 한 개씩 형성되는데 같은 시기에 자란 나무의 나이테에는 기후 변화에 따른 패턴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조선 고종이 즉위한 1864년부터 150년간의 태풍, 눈과 비의 강수량 등을 분석해 보니, 구상나무는 기후 변화로 눈이 줄면서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홍철 /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 : 겨울철에 눈이 너무 적게 내리면 다음 해에 봄에 생육할 때 좀 문제가 생겨요. 이게 눈이 봄철에 녹으면서 수분을 조금씩 공급해줘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적설량이 필요한데….]
또 기후변화로 태풍이 증가하면서 구상나무가 넘어진 사례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었습니다.
나이테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나무가 살아가는 동안의 연속적인 생육정보를 담고 있어 나무의 '블랙박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서정욱 /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 교수 : 연륜연대라는 게 나무 나이테를 기준으로 해서 한 학문인데 이 나무 나이테는 정말 많은 정보들이 저장이 돼 있어요.]
말 못 하는 나무의 나이테가 오랜 기간 이뤄진 기후변화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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