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남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금까지 용의자 여성 2명을 잡았는데, 이들은 다른 나라 여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다국적 암살단'인데, 전문 테러리스트들의 흔한 수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아시안 게임 개막을 5일 앞둔 지난 1986년 9월 14일.
김포국제공항 청사 앞 쓰레기통에 있던 폭발물이 터지면서 우리 국민 5명이 숨지고 30명 넘게 다쳤습니다.
당시 수사 당국은 범인을 잡지 못한 채, 아웅산 테러와 같은 폭탄이 쓰였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 소행이라고만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독일이 통일된 뒤 공개된 동독 정보기관 문서를 통해, 테러 배후는 김일성 주석과 친분이 있는 중동 테러리스트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테러범은 서독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로, 가짜 영국 여권을 들고 몸에 폭탄을 지니고 입국했다, 범행 직후 홍콩으로 출국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붙잡힌 인물 가운데 여성 둘은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권을 갖고 있었고, 소지한 여권으로 봤을 때는 김정남 암살과 연관성을 찾기 어렵지만 공항에서 대범하게 범행을 저지른 점이 주목됩니다.
이 때문에, 고도의 훈련을 받은 암살단이 여러 국적을 동원해 다양한 효과를 노렸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만종 / 호원대 교수 (한국테러학회회장) : 수사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고요, 외교적 비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거, 국제적 테러 단체의 소행으로 위장할 수 있다는….]
정부 당국자도, 아웅산 테러 당시 붙잡힌 북한 테러 요원과 대한항공 858기 폭파 주범 김현희 역시 가짜 외국 여권을 갖고 있었다면서, 용의자들의 국적 세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YTN 이선아[lees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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