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충북 보은 지역은 요즘 인적이 드물 정도로 썰렁합니다.
하루가 멀다고 매몰 처분되는 소를 바라봐야만 하는 농민들의 상실감은 더해가고 구제역이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주민들은 외출을 꺼리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활기를 잃은 분위기입니다.
이성우 기자가 보은군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북 보은군 마로면의 한우 농장입니다.
한우 105마리를 사육하던 이 농장에서 지난 14일 소 1마리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 당국의 매뉴얼대로라면 증상이 나온 소 1마리만 매몰해야 하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소를 전부 땅에 묻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소가 하나둘씩 매몰되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던 노모의 가슴은 타들어 갑니다.
[구제역 확진 농장주 어머니 : (아들은) 전 재산이 저 축사에요. 돈 벌어서 송아지 사놓은 게 저렇게 돼서 애들이 대학교 다니고 고등학교 다니는데 고생해서 돈 벌어서 저렇게 한 건데….]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기약도 없이 갇혀 살아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고 착잡합니다.
첫 발생 농장에서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는 축산 농가들도 외출을 자제하면서 하릴없이 구제역이 종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다 농장 밖으로 나오게 되면 방역 당국이 설치한 거점 소독소에 들러 차량과 함께 소독을 받은 뒤에야 다시 농장으로 돌아갑니다.
[축산 농장주 : 네 번째인가 터진 데서 한 3㎞ 되는데 오늘 잠깐 볼일 있어서 나왔는데 소독하고 지금 들어가는 중입니다. (거의 안 나오시죠?) 안 나와요.]
평소 같으면 주민들로 북적거렸던 보은군 읍내도 적막감만 가득합니다.
돌아다니다 자칫 구제역을 퍼뜨렸다는 오명을 쓸까 봐 나들이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김순영 / 상점 주인 : 장사하는데도 아주 힘들고 모든 경기나 지방 행사, 보은군의 행사가 전부 다 중단이 됐어요. 보은에서 장사하시는 모든 분에게 다 타격이 있고….]
축산 농민들과 주민들은 그저 구제역이 종식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야 할 뿐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는 게 허탈할 뿐입니다.
구제역으로 활기를 잃은 보은에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과 시끌벅적한 목소리가 다시 들릴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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