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사람 얼굴을 합성해 토익 등 영어 시험을 대리 응시한 이른바 '선수'가 붙잡혔습니다.
수십 차례 시험장을 들락날락했지만, 주최 측은 단 한 차례도 합성 사진 신분증을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고등학교와 국내 유명 사립대를 나와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던 김 모 씨.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토익과 텝스 등 영어 시험에 대리 응시하는 이른바 '선수'로도 일하며 연봉 못지않은 돈을 벌었습니다.
입사나 승진 등에 영어 시험 고득점 성적표가 필요한 사람들이 4백에서 5백만 원씩 내고 대리 시험을 의뢰했습니다.
[신 모 씨 / 대리시험 의뢰자 :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같은 큰 회사는 전부 토익 (성적)을 보니까. 700점 이상.]
김 씨는 의뢰자 사진과 자신 사진을 합성하면 두 사람 가운데 누구라고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점을 대리 시험에 악용했습니다.
합성 사진으로 다시 발급받은 신분증은 한 번도 시험 감독관에게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갑자기 시험 성적이 올라가 의심을 사는 일에도 예방법이 있었습니다.
[김병수 /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의뢰자 점수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 일차적으로 다른 시험을 권해 응시하게 하고, (그래도) 똑같은 시험을 의뢰하면 반복해서 시험을 쳐 조금씩 조금씩 (성적을) 높여서….]
김 씨에게 시험을 부탁한 사람은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20여 명.
이 가운데 3명은 입사 시험에, 다른 3명은 승진 심사에 대리 시험 성적표를 제출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면접이라는 산을 넘지 못해서입니다.
얼굴 사진을 합성해 어학 시험에 악용한 사례는 이전에도 적발된 적이 있지만, 시험 주최 측은 여전히 합성 사진을 걸러낼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얼굴 사진 대신에 지문 등 생체정보를 인증 수단으로 쓸 수도 있지만, 비용이 문제입니다.
경찰은 김 씨를 구속하고 의뢰자 20여 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다른 '선수'와 의뢰자를 파악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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