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마약 공장' 차린 미대 졸업생 / YTN (Yes! Top News)

2017-11-15 1

[앵커]
구직난에 시달리던 미대 졸업생이 서울 한복판에서 마약을 만들어 판매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약국에서 흔히 파는 감기약 등으로 시가 16억 원에 이르는 필로폰 500g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변영건 기자입니다.

[기자]
평범한 상가 건물, 하지만 지하실에는 수상한 제조 설비가 빼곡합니다.

비커부터 약통과 호스까지, 실험실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필로폰을 만든 개인 마약 공장입니다.

32살 황 모 씨는 목공예 제작소라고 변명했지만,

[황 모 씨 / 피의자 : 이건 그거랑 상관없는 거예요. (그럼 이건 목공예 할 때 사용하는 거야?) 예.]

이곳 16평 지하실에서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500g의 필로폰을 만들었습니다.

시가 16억 원 상당, 만 6천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마약 공장은 이렇게 서울 시내 주택가 한복판에 있습니다.

황 씨는 냄새를 빼기 위해 환풍기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눈길을 피해 새벽 시간 마약을 제조했습니다.

약품 냄새가 심했지만, 목공예 공장으로 위장한 덕에 의심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박민행 / 주민 : 주로 시너하고 나무가 마찰해서 열을 내면서 타는 냄새(가 났어요.) 나무도 가끔 들어왔어요.]

황 씨는 이렇게 만든 필로폰 500g을 인터넷을 통해 30여 명에게 팔아, 2천만 원을 벌었습니다.

마약을 산 사람 가운데는 가정주부나 초등학교 교사도 있었습니다.

서울 명문 미대를 나온 황 씨는, 취업이 어렵자 인터넷과 책을 보고 독학으로 마약 제조법을 익혔습니다.

약국에서 산 평범한 약을 가공해 필로폰 원료 물질을 추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상택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1팀장 : 원료 물질 추출하는 약품이 일반 약품으로 지정돼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약을 제조하겠다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약품입니다.]

경찰은 황 씨를 구속하고, 필로폰을 사거나 소개한 혐의로 49명을 입건했습니다.

YTN 변영건[byuny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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