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 대표단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사인은 심장마비이고 VX라는 화학무기가 사용된 근거가 없다며 조속히 시신을 넘겨달라는 종전 요구를 되풀이했습니다.
대표단을 이끄는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는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의 북한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이런 입장을 밝히고, 사건 배후에 한국의 정치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리 전 대사는 "사망자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고 때때로 치료를 받았다"며 "보통 컨디션일 때도 심장질환 약 없이는 여행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말레이시아 보건부가 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소지품에 당뇨병과 심장질환, 고혈압 관련 약품이 있었다고 밝혔다"며 "말레이시아 당국이 사건 발생 당시 결론 냈던 것처럼 사인이 심장질환임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VX라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의 근거는 전혀 없다"며, 두 여성 용의자가 손바닥에 VX를 묻혀 공격하고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리 전 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 배후설이 확산하고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지탄이 쏟아지는 데 대해,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한국의 음모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김종욱 [jw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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