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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불황과 청탁방지법 시행으로 식당에서 청양고추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직격탄을 맞은 농민들은 차라리 버리는 게 낫다며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을 폐기했습니다.
오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농민들이 멀쩡한 청양고추를 처분하기 위해 자루에 담습니다.
대형트럭에도 내다 버린 청양고추가 한가득 쏟아져 나옵니다.
당장 먹어도 될 질 좋은 고추지만 추락하는 가격을 잡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폐기 하는 겁니다.
[박위규 / 밀양 무안농협 조합장 : 생산 농가의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라서 폐기 처분하고 있습니다.]
청양고추 경매가는 kg 당 2만 원 정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5분의 1 정도로 폭락했습니다.
경기 침체와 부정청탁방지법에 AI와 구제역의 여파까지 덮친 결과입니다.
잇단 악재로 청양고추의 80%가 소비되는 외식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가격이 내리막길로 치닫게 된 겁니다.
[하경호 / 식당 주인 : 예전에는 10kg 한 상자씩 소비됐는데 지금은 손님이 너무 없어 하루 5kg도 소비가 안 됩니다.]
수확해봤자 손해만 볼 게 뻔해 자식처럼 키운 고추를 버려야 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길재 / 고추 재배 농민 : 수확해도 남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봄철 되면 쓸 돈도 생기고 해야 하는데 가격 자체가 형성이 안 됩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청양고추 수확은 더 늘 것으로 보여 위축된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상황이 반전되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봄은 왔어도 고추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겨울입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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