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파면된 지 21일 만에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이유는 뭘까요?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의 최정점에 있어 책임이 무겁다고 본 검찰 판단을 사실상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증거 인멸 우려까지 있다고 봤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동 자택을 나선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구치소에 갇힌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법원은 먼저 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가 소명됐다고 봤습니다.
가장 다툼의 여지가 컸던 298억 뇌물수수 등 박 전 대통령 혐의들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한 푼도 개인적으로 챙긴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적어도 최순실 씨와의 공모 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 등 공범들로 지목된 인물들이 대부분 구치소에 있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1일 검찰에 와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데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더라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로 보고 증거를 없애거나 관계자들의 진술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박근혜 / 前 대통령(지난 1월) : 저도 몰랐던 일들이 막 나오는 거예요. 사익을 어떻게 취했고. 이건 정말 처음 듣는 얘기거든요.]
하지만 구속이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받습니다.
검찰은 대선 이후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재판에 대비해 박 전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더 엄밀하게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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