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에 있는 사립 고등학교법인이 이사장 아들을 신임 교사를 채용했는데, 채용 과정이 그야말로 '황제 채용'이었습니다.
아들은 출제위원을 스스로 추천한 것도 모자라 시험 문제까지 미리 넘겨받았습니다.
보도에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에 있는 한 사립 고등학교가 교사 채용시험에서 출제한 문제지입니다.
여백에 풀이과정이 있는 다른 시험지와는 달리, 김 모 씨가 적어낸 시험지에는 정답만 간단히 적혀 있습니다.
김 씨는 전체 응시생 20명 가운데 2등을 차지해 2년 전 이 학교 정식 교사로 채용됐지만, 알고 보니 아버지가 학교 법인의 이사장이었습니다.
채용시험 출제위원으로 친분이 있던 대학교수를 아버지에게 추천하고, 시험 문제까지 미리 받아 높은 점수를 받은 겁니다.
지나치게 좋은 성적은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채점 과정에서 점수를 조금씩 낮게 조작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국중용 /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 : 점수 배점을 맞추기 위해 4점짜리 문제인데 2점 또는 1점을 주기도 했습니다. 80점 수준이었는데 60점대로 낮춰줬습니다.]
채용 여부를 결정짓는 이사회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만장일치로 내리면서 김 씨의 임용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부산시교육청이 경찰에 수사 의뢰해 이 같은 황제 채용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불법 채용된 이사장의 아들과 시험문제를 유출한 대학 교수를 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재단 이사장도 입건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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