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현병을 앓는 60대 자산가에 접근해 부동산 수십억 원을 가로채고, 납치와 폭행을 일삼은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허위 혼인신고를 해 재산을 빼앗고는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시켰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67살 한 모 씨의 혼인신고서입니다.
부부라는 의미로 '이혼 후 재혼' 글자 옆에 동그라미가 뚜렷하게 쳐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45살 정 모 씨 일당이 한 씨 몰래 구청에 혼인신고를 한 겁니다.
[한 모 씨 / 피해자 : 결혼은 못 했습니다. (결혼한 적 없으세요?) 결혼한 적 없습니다.]
정 씨 일당은 지난 2015년 수십억 자산가인 한 씨에게 자신들이 정보기관 직원이라며 접근했습니다.
조현병을 앓아 판단력이 흐린 한 씨 몰래 혼인 신고를 하고는 두 달 만에 한 씨 소유의 50억 원 규모 토지를 팔아 가로챘습니다.
한 씨를 겁주기 위해 충북 지역 모텔에 7달 동안 가두고는 전자충격기까지 써가며 여러 차례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한 모 씨 / 피해자 : 침으로 막 찌르고…. 면도기처럼 조그마한 전자기기가 있는데, 네. 전기 충격기요.]
재산을 전부 빼돌린 뒤에는, 가짜 아내를 앞세워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켰습니다.
하지만 진료기록을 확인한 경찰이 정신병원에서 한 씨를 발견하면서 범행은 들통 났습니다.
[전창일 / 서울지방경찰청 생활범죄팀장 : (피해자가) 의사표현능력이 부족해서 피해당하더라도 제대로 신고할 수 없고, 재산을 처분하거나 행방불명 되더라도 이를 의심하거나 관심 가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경찰은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정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59살 박 모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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