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립장 중심이던 우리나라의 장례 풍습이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고 있습니다.
화장장이 80%에 이르고 국민 절반은 수목장을 선호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는데요.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1인 가구 숫자가 증가한 일본에서는 요즘 전통을 깬 장례문화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샛별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따뜻한 봄볕 아래 원예 작업이 한창입니다.
탐스러운 꽃을 모아 정리하고, 물을 주기도 하는데요.
원예 동호회 사람들일까요?
[오다하라 카즈에 / 오사카 거주 : 50년이 지나면 벚나무가 이렇게 굵어질 텐데 그때 우리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와카야 케이코 / 와카야마현 거주 : 흙으로 돌아가 있겠지. 잎 한 장, 한 장의 영양분이 될 거에요. 흙으로 변해서요.]
사실 이들은 지금 함께 묻힐 장지를 돌보는 자원봉사 중입니다.
사는 지역도, 성씨도 다른 데다 가족도 아닌 사람들이 함께 묻힌다니,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데요.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는 합동 묘 형태의 수목장, 이른바 '벚꽃 장'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이마이 미츠노리·이마이 야스미 / 오사카 주민 : 저는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이런 곳을 찾고 있었어요. 아이들한테도 폐 안 끼치고요.]
[곤도 신도 / 주지 스님 : 요즘에는 핵가족이 늘어나서 무덤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잖아요? 여기에 들어가면 자기 대에서 끝나니까 편하고 자식들도 와서 보기도 좋고요."]
일본은 한 자리에 대를 이어서 납골 되는 가족묘 형태가 일반적인데요.
그러나 핵가족과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더는 가족묘를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지난 2005년, 한 단체에서 '벚꽃 장'이라는 새로운 장례문화가 등장하게 된 것이죠.
[이노우에 하루요 / '엔딩 센터' 대표]
"우리 단체는 생전, 사후 지원은 물론이고 시시각각 변해가는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삶을 마감하는가를 같이 고민하는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꽃 장은 한국 수목장과는 달리 무덤에 들어가기까지 자신답게 생을 마감하고 자신다운 무덤에 들어가는 것까지 생각합니다."
벚꽃 장은 도쿄에만 3천 가구가 신청했을 만큼 최근 떠오르고 있는데요.
단순히 묘지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 형성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거나 정보를 공유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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