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개월 치 이용료를 한꺼번에 결제하면 크게 할인해준다는 헬스장 광고, 흔히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광고를 보고 장기간 등록했다가 돈을 돌려받을 때는 비싼 위약금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하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직장인 임 모 씨는 지난 5월, 48만 원을 내고 6개월 동안 헬스장에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단 하루 운동을 한 뒤,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환불을 요구했지만 위약금이 15만 원이라는 황당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임 모 씨 / 피해구제 신청자 : 그쪽에서는 하루를 나가도 한 달 요금 15만 원을 빼고 환불해 주겠다는 거예요. 1/n도 아니고….]
헬스장 관련 소비자 피해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1,400건 넘게 접수됐습니다.
김 씨처럼 계약을 해지할 때 애를 먹는 경우가 90%였는데, 피해자의 대부분은 3개월 이상 등록을 했고, 12개월 이상 장기계약을 한 사례도 33%에 달했습니다.
수 개월 치를 한꺼번에 등록해야 값이 싸기 때문인데, 문제는 환불할 때의 위약금입니다.
소비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때, 헬스장은 취소일까지 이용한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만 공제한 뒤 환급해 주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 시내 70개 헬스장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가 실제 결제한 할인 금액을 기준으로 환불해 주는 업체는 10%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업체 임의대로 기준을 정해 이른바 '폭탄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아예 환불이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구경태 / 한국소비자원 거래조사팀장 : 계약서에 깨알 같은 글씨로 환불 규정이 쓰여 있거나, 이를 충분히 설명해 주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폐업 등으로 한꺼번에 결제한 수 개월 치 이용료를 통째로 날리는 경우는 피해구제조차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등록을 할 경우 일시불 결제나 계좌이체보다는 카드 할부 결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헬스장 측이 환불을 거부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의 내용증명을 사업자에게 보내야만 더 큰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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