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합천에서 아들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40대가 경찰과 23시간 동안 대치하다 자수했습니다.
대치 과정에 범인은 YTN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과 전처와 통화하고 싶다고 요구사항을 말하기도 했는데요.
엽총을 쏘며 경찰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경찰 협상팀의 설득 끝에 결국 총을 내려놓았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신의 초등학생 아들을 인질로 붙잡고 화물차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41살 김 모 씨.
아들은 곧 풀어줬지만, 엽총으로 무장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위협을 이어갔습니다.
경찰에 쫓기면서 엽총을 발사하고, 현장 주변의 경찰차 등을 탈취하기도 했습니다.
밤사이에는 총구를 자신에게 향하게 한 뒤 쪽잠을 자며 경찰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경찰의 설득으로 23시간 만에 총을 버리고 순순히 체포됐습니다.
[박재일 / 경찰수사연수원 인질협상 담임 교수 : 인질로 있다가 풀려났던 아이의 마음 상처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뿐이라는 것들을 부각했습니다. 거기에서 아주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왔습니다.]
김 씨는 경찰과 대치 중에 YTN에 전화를 걸어 요구사항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처와 부모님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뒤 자신과 통화를 하게 해달라는 겁니다.
범행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세상을 살기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김 모 씨 / 엽총 인질극 피의자 : 우리 부모님하고 아이 엄마하고 세 명만 한자리에 모여서 전화통화를 하도록 해달라는데 안 해주네. 그러면 내가 모든 걸 해결한다고 했는데….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살기 싫어서. 그 말이면 됐지요?]
김 씨는 오전 9시 50분쯤 전처와 전화로 말다툼을 벌이고는 초등학교를 찾아가 아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이후 전처에게 '아들과 같이 죽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진주의 한 경찰 지구대에서 자신의 엽총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긴급체포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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