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별다른 단서도, 목격자도 없어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살인사건이 무려 12년 만에 해결됐습니다.
현장에는 반쪽자리 지문이 남아 있었는데, 감식 기술의 발전 덕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5년 5월,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에 혼자 사는 7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얼굴에는 테이프가 감겨 있고, 손과 발도 전화선으로 묶여있었습니다.
집 안에 있던 귀금속도 사라졌습니다.
당시 경찰은 17점의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의뢰했지만, 대부분 가족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목격자도 없고,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한 사건은 결국 미궁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12년이 지난 뒤, 뜻밖의 감정 결과가 날아왔습니다.
당시 숨진 피해자의 얼굴을 감는 데 사용한, 테이프에 흐릿하게 남은 1㎝짜리 반쪽 지문을 확인한 겁니다.
지문은 강원도 동해시에 사는 49살 A 씨와 일치했고, 경찰은 A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양승현 / 강원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지문 검색이 서버도 증설하고 해상도도 높이면서 해당 지문에 대한 융선(지문을 이루는 곡선)을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해 (범인을) 특정했습니다.]
A 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수법의 강도 범행 전력이 있었고, 당시 범행 시간대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거짓으로 드러나며 수사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3차례의 거짓말 탐지기 모두 거짓 반응으로 확인되면서, 결국 경찰은 A 씨를 강도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인적 드문 산골, 혼자 사는 노인의 금품을 노린 강도 살해 사건.
지문 반쪽과 발전된 감식 기술 덕에 기억조차 희미해진 12년 전 사건을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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