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해나 사고가 났을 경우 당국의 적극적인 초동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관광지가 많은 그리스에서 발생한 일인데, 재난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천혜의 경관을 기름 범벅으로 만들면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10년 전, 우리나라 태안의 상황도 떠올리게 하는 사고,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푸른 물빛과 흰 모래밭을 자랑하던 해변이 시커먼 파도로 뒤덮입니다.
돌고래와 거북, 수많은 어류와 새들로 넘쳐나던 바다는 걸쭉한 기름 물로 변했습니다.
기름을 뒤집어쓴 새가 허우적대보지만 헛수고입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인기 해변 세 군데가 모두 이렇게 됐습니다.
관광 수익으로 먹고살던 여러 마을도 폐허로 변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파냐이오티스 조르바스 / 주민 : 재앙입니다. 이곳에서 다시 살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이시도라 나노우 / 살라미나 시장 : 환경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재앙입니다. 이 지역은 관광산업이 번창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수많은 술집과 레스토랑, 카페 등 먹거리 사업으로 살아가던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닷새 전 해변에서 16km 떨어진 해상에서 2천5백 톤짜리 유조선이 침몰했을 때만 해도, 크게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비교적 소형 유조선인 데다 기름 유출량도 적어 기름띠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기름 유출이 시작된 장소가 해상 사고 수습을 총괄하는 정부부처 인근이었습니다.
조금만 서둘렀으면 아무 피해가 없었을 텐데, 별것 아닌 것으로 판단한 당국이 늑장을 부려 재앙을 불렀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니코스 차칼리디스 / 주민 : 이건 범죄입니다. 정부가 제때 대처했으면 기름은 어제쯤이면 제거됐고 오염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응이 너무 늦었어요.]
그리스 당국은 뒤늦게 대대적인 방제작업에 나섰지만 이미 천혜의 경관과 수만 명의 터전이 기름으로 뒤덮여버렸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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