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플로리다 주를 덮쳤던 허리케인 '어마'는 소멸했지만, 남겨진 상처는 너무 큽니다.
무엇보다 주 전역에 걸친 정전이 가장 큰 문제인데, 정전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몸만 빠져나와 며칠 밤낮을 밖에서 떠돈 플로리다 남부 키스제도 주민들.
[하이디 뉴질 / 키 라르고 주민 : 집에 가고 싶어요. 집을 보고 싶어요. 내 집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요.]
돌아가는 길조차 순탄하지 않아 좌절과 분노가 터져 나옵니다.
[알란 뉴질 / 키 라르고 주민 : 내가 세금을 내는 곳에 내 집이 있는데, 난 지금 집에 들어갈 수 없어요!]
[키 라르고 주민 : 길바닥에서 5일을 보냈다고요!]
천신만고 끝에 다시 찾은 집은 오히려 더 큰 슬픔입니다.
'어마'가 남긴 상처가 많지만, 무엇보다 급한 건 전기입니다.
미 국토부는 플로리다 인구의 4분의 3인 천5백만 명에게 전기가 끊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마 이전 이렇게 밝았던 플로리다의 밤은 이렇게 어둠으로 변했습니다.
끊긴 전기는 불편을 넘어 생명까지 앗아갑니다.
단전으로 냉방이 안 되는 한 요양원에서 무려 8명의 환자가 고온을 견디지 못해 숨을 거뒀습니다.
[랠린 스토리 / 할리우드 시 대변인 : 요양원이 너무 더워서 여러 명이 숨진 뒤 나머지 환자들을 모두 딴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가정집에서 자체 발전기를 돌리려다 일산화탄소가 누출돼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지는 참사도 발생했습니다.
[제프 윌리엄슨 / 오렌지 카운티 경찰 : 경찰관이 집으로 들어갔을 때 온 집안에 가스 냄새가 가득 차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암흑이 된 플로리다를 돕기 위해 미국 다른 주는 물론 멀리 캐나다에서도 나섰지만, 당분간은 극심한 고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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