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수영장서 6시간 버틴 노부부 '구사일생' / YTN

2017-11-15 0

[앵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막대한 피해를 남긴 산불은 고온 열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해 대응을 더욱 어렵게 했는데요.

차가운 수영장 속에서 6시간을 버틴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노부부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밤중 걸려온 딸의 다급한 전화에 잠에서 깨어난 파스코 부부.

부부가 사는 산타로사 일대에 산불이 번졌으니 당장 대피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젠 파스코 / 65살 : (전화를 끊고) 창밖을 내다보니 온통 화염으로 뒤덮여 있더군요. 불은 그렇게 순식간에 번졌어요.]

바로 자가용으로 집을 나섰지만 대피로는 이미 불길에 휩싸인 상태였고, 갈 곳을 잃은 부부는 급기야 이웃집 수영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삶의 터전이 타들어 가는 것을 물속에서 지켜보며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존 파스코 / 70살 : 가장 두려웠던 순간은 주변 나무들로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뜨거운 열기가 불어닥쳤을 때였어요.]

6시간 동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잠수하기를 반복하며 간신히 불씨를 피했고, 날이 밝은 뒤에야 불길이 잦아들자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존 파스코 / 70살 : 모든 것을 잃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35년을 이곳에 살아왔는데…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군요.]

하지만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또 다른 노부부 역시 대피 길이 막혀 수영장으로 피신했지만, 참변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75살 부인은 호흡 곤란 끝에 남편의 품에서 숨을 거뒀고, 한 살 연상의 남편은 치명적인 화상을 입었습니다.

[모니카 베리즈-오콘 / 피해 부부의 딸 : 서로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은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이번 산불로 소재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주민이 수백 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희생자 명단에 오르는 이름도 하나둘 추가되고 있습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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